우리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무언가가 반드시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바로 '공감'이다. 우리가 너무도 쉽게 언급하고, 또 쉽게 듣는 말 중 한 가지가 바로 공감능력에 관한 것이다. 공감이란, 일반적 정의에 따르면 타인을 알고 이해하거나, 타인이 느끼는 상황 또는 기분을 비슷하게 경험하는 현상을 말한다. 공감은 인간에게 좋은 역할을 한다. 현재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간 종인 사피엔스들은 얼굴은 부드러워지고, 공격성은 줄어들었으며, 공감을 하며 사람들과 관계 맺을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 공감이 우리의 생존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이다. 인간에게 '공감'이란 어떤 의미일까?
공감능력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이제부터 연구결과들을 설명하며 공감능력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과, 양육의 중요성을 설명할 것이다. 부모에게 공감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와, 받지 못한 아이를 비교해 보았다. 두 살이 되던 해에, 공감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는 낯선 사람들이 고통이나 위험에 빠졌을 때, 받지 못한 아이보다 더 높은 강도로 공감을 해주었다. 그다음에 더 성장하여 네 살이 되자 다른 사람의 감정에 더 잘 응답하였고, 여섯 살이 되자 더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을 보호하는 시설들 중 악명 높기로 유명한 루마니아의 보호아동을 살펴보았다. 그 아이들은 공감받지 못했고,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었다. 마음 아픈 일이지만, 아이들은 보살핌과 배려를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떻게 베푸는지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사이코패스와 비슷한 정도의 공감능력의 결여를 보이고 말았다. 일부의 아이들은 다행히도, 입양이 되어 따듯한 양부모에게 사랑을 받고 자랐다. 그 아이들은 일반인 수준의 공감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잔혹하고 차가운 세상에 떨어진 아이들은 공감능력을 잃고 어두운 방에 갇혀버리지만, 따듯하고 친절한 환경은 다시 사람을 인간다운 공감을 할 수 있는 위치로 돌려놓을 수 있다.
공감도 근육이 있다
연인을 대상으로 한 어느 실험에서, 연인 중 한 명에게 고통을 느끼게 만든 다음, 나머지 한 명은 그 모습을 지켜보게 했다. 그러자 고통을 받고 있는 연인을 지켜보는 사람의 뇌가 자신이 고통을 느낄 때와 똑같은 뇌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MRI 스캔으로 볼 수 있었다. 공감능력이란 정말 신기한 능력이다. 그리고 또 다른 실험이 있다. 앞서 언급한 커플처럼 사람들은 공감능력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지만, 흔히 공감능력이 결여된 '사이코패스'역시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면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실험이다. 일반인은 인간이 고통을 느끼는 사진을 보면, 자신도 같은 고통을 느낀 것처럼 뇌 반응이 생겼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는 고통스러운 사진을 보여줘도 뇌의 반응이 없었다. 이는 사이코패스의 바꿀 수 없는 뇌 회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팀들은 다른 연구를 실시해보았다. 사이코패스들에게 고통받는 사람의 고통에 집중하고 어떤 느낌을 받고 있을지 최선을 다해 상상해보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사이코패스들의 뇌는 일반인과 같은 반응을 하게 되었다. 타인에 대한 고통에 반응한 것이다. 이로써, 사이코패스마저 공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일반인들 역시 당연히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공감능력은 단순히 타고나는 게 아닌, 선택임을 알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공감이란?
자밀 자키는 '우리가 그동안 지구의 지배종으로서 공감과 친절이라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무기를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그 기반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사회는 우리가 공감하기 더욱 어려운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화율이 점차 높아져 돈을 좇으며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공감능력을 가질 여유가 없다. 가족의 규모는 줄어들고 이웃과 대화를 나누고 지내기보다는 서로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편해졌다. 그리고 다른 이유도 존재한다. 큰 재난 사고가 터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0년 아이티 지진을 생각해보자. 지진으로 인해 엄청난 사람들이 사망했다. 이런 숫자들은 너무나 경악스럽기 때문에 우리는 압도당하고,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감정들이 우리를 끝내 무감각하게 만들어 버린다. 상상 이상의 고통에 우리의 공감능력이 힘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공감의 소중함을 시대를 거쳐갈수록 깨닫지만, 공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공감은 선택과 조절의 문제라고 했다. 책의 저자 자밀 자키는 이런한 공감능력을 배양함으로써 우리가 좀 더 친절한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공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문명이 발달하고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가 매일 접하는 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다. 그만큼 우리는 더 많은 타인의 감정을 짧은 시간에 접하게 되었고, 이러한 현상은 공감 능력을 키우기를 더 어렵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공감을 잃어버린 시대,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서로의 가치를 알아봐 주며 공감해주길 선택한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아름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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